2020.11.20 16:43

.고삼.

조회 수 2989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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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한지 이 주정도 흘렀을 때, 나는 자기 딸을 부탁하는 전화를 받았다. 딸이 머리가 좋아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고,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게 말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두 부류였다. 아주 우수하거나 아주 뒤처지거나.

 

우수한 학생들은 특별히 케어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했다. 이들에겐 주로 수학을 가르쳤다. 보통 연필 한자루 들고 방문해 질문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문제풀이를 해 주고, 질문과 관련된 묘수나 큰 그림을 알려주었다. 우수한 학생들은 유레카를 외치며 내 지식을 잘 흡수했고, 최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우수한 학생들의 총명한 사고에 내가 오히려 감탄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과의 수업은 즐거웠다.

 

아주 뒤처진 그룹은 부담이 없었다. 워낙 기대가 낮아 이름없는 대학에 들어가더라도 학부모들은 내게 감사를 표했다. 페이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들에겐 전과목을 가르쳤다. 보통은 수포, 영포 그룹이기때문에 주로 암기과목과 언어 영역을 공략했다. 수리는 문제지 첫 페이지에 나오는 문제와 쉽게 맞출 수 있는 문제만 뽑아 반복 연습시켰다. 영어는 기출 단어만 외우게 했다. 아는 단어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답을 고르게 했다. 감이 안오는 문제는 무조건 3번을 찍게 했다. 이런 전략은 의외로 자주 대박을 터트렸다.

 

영은이는 미대를 준비하는 고삼 예고생이었다. 부동의 전교 꼴지였다. 시험지를 읽어보지도 않고 찍기 일수였다. 수학은 중학교 과정도 이해하지 못했고, 영어지문은 두줄 이상 읽은 적이 없었다. 어머님은 사실 거의 포기상태였다. 대학에 못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수소문 해 나를 찾았다. 나는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 페이를 높게 불렀다. 어머님은 내가 부른 페이의 두배도 괜찮다고 했다. 대학에 가면 성공 보너스를 섭섭치 않게 주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영은이와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 잘 해보자. 영은이가 꼭 ㅇㅇ대학에 가면 좋겠다.

- 헐. 말이 되요?

- 성공한 케이스 많아. 나만 믿고 따라와.

- 넹.넹.넹

 

초면에도 말장난을 하는 영은이는 늘 쾌활했다. 하지만 예쁜 외모에 모든게 용서 되었다. 영은이는 지금의 아이린과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어머니 역시 내가 두근 거릴 만큼 미인이었다. 첫날부터 바로 수업을 하고싶어졌다. 영은이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우리는 입시 요강을 함께 분석했다. 수리의 비중이 적고 언어, 영어, 암기 과목의 비중이 높았다. 그 자리에서 영은이에게 공부할 전략을 세워 보라고 했다. 의외로 영은이는 적극적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영은이와의 공부는 그당시 내 삶의 최우선순위가 되었다.

  • 손님(63967) 2020.11.20 19:46
    빨리부탁해요...궁금하네요.늦으면 욕할겁니다.
  • 손님(63967) 2020.11.20 19:46
    빨리부탁해요...궁금하네요.늦으면 욕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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