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0 21:45

나의 이야기1

조회 수 3775 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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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본

나도 썰 하나 풀게. 근데 내가 그녀에게 느꼈던 감정을 주로 쓸것 같네. 이름은 가명이야.

 

전역하고 1년 뒤에 2학년으로 복학했을때임. 첫 수업에 강의실 들어가니 후배들 투성이라 앉을 자리 먼저 찾았어. 자리 스캔하다가 긴머리에 귀여운듯한 여자애 뒷자리 쪽이 비길래 앉아서 교수님 얘기듣고 수업듣고 그 다음날에도 일찍 와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뒷문을 열고 뚜벅뚜벅 가까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 뒤돌아 보니 머리칼 끝이 턱 아래쪽으로 향하는 웨이브 진 단발을 하고 왔더라구.

"안녕하세요"

"아..네 안녕하세요"

"저는 이은아 예요"

"저는 이은성 입니다"

"선배님 말 놓으셔도 되는데.."

"아.. 초면이라 존댓말이 편해서요"

"아 네..잘 부탁드립니다"

"네 저도 잘부탁드려요"

단발이 정말 너무 잘 어울렸다. 하얀얼굴안에 예뻐보이는 눈, 붉은 입술,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 잠깐 이었지만 그 순간의 은아 얼굴이 내 머릿속에 똭 새겨지는 기분이 들더라.

난 원래 '여자는 무조건 긴머리지'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 여성적인 매력이 물씬 났거든. 단발하는 여자는 중성적이고 매력없어보이는 그런 마인드를 좀 갖고 있었고 그런데 그 때 내 인식이180도 바꼈어.

 

좀 뚫어져라 보다 걔도 내 눈을 응시하기에 앗차 싶어서 다시 고개를 돌렸어. 그리고 은아는 어제 앉던 자리에 앉더라구. 내 앞 우측에 은아가 앉아 있었는데 교수님을 바라보려 고개를 돌리면 그녀의 목선과 살짝 보이는 뺨. 그러다 가끔 머릿결을 손으로 넘기면서 정리하는 모습에 감춰져있던 잔머리까지. 자꾸 눈이 가더니 멍타게되더라.

 

며칠 그런 반복이 이어지니 관심이 커져갔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딱히 말 걸 껀덕지도 없어서 펜, 노트필기 빌리면서 안면을 계속 텄고 내가 선배여서 조심스러워 하던 은아 모습이 많이 누그러진 것 같았어. 그리곤 전공책 못가져왔다는 핑계를 시작으로 그 아이 옆에 앉으며 대화하다보니 은아 웃음이 좀 헤프긴 했지만 사랑스러워 보이고 점점 빠져들더라. 의외인게 살짝 눈이 작아지는 표정을 지을땐 색기 있어 보이는데 빨갛고 촉촉한 입술에 살짝 미소를 머금으니 하..ㅅㅂ..ㅈㅈ 급발기하면서 어느새 바지 뚫을것 처럼 튀어나와 있더라. 대놓고 손으로 가릴수도 없고 가끔 그럴땐 혹시나 본거 아닌가 싶기도하고 난감해지고.. 욕구는 솟구치고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수업 다 끝나 자취방가면 상상하면서 풀곤했지.

 

그 이후로 3주 정도 은아 옆에 붙어다니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고 적어도 날 싫어하지는 않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 이상 미뤄봤자 딴놈에게 기회만 줄것 같아 며칠 뒤근처 공원에서 만나기로하고 은아가 와서 진심을 담아 고백했다. 그리곤 장미 한 송이를 내밀었는데 눈을 못 보겠더라. 

"마음은 고마운데 저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오빠."

"아.. 그래?

"미안해요"

"아니야 니가 미안해 할 건 아니지.. 그리고 그냥 못들은 걸로 해줘"

직접 들으니 가슴 쓰라리더라. 창피함 같은건 느껴지지도 않더라. 그냥 이제 다 끝났다구 싶기도 하고, 하긴 예쁜애가 혼자 일리가 없지 라며 말야.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해서 걍 뒤돌아서 공원 빠져나오는데 아무생각도 안나더라고. 자취방 들어가니 적막함이.. 또 손에 쥔 준 꽃을 보니 실연당한게 그제서야 실감났지. 그 날 벽에 기대앉아서 크게 울지는 않고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진짜 그 때는 24살 인생에서 가장 쓰린날이었지..ㅋ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까 얼굴을 어떻게 봐야나 싶기도하고 고백한 것도 있고해서 평소앉던 자리는 못 안고 반대편에 가서 앉았지. 쉬는시간만 되면 그냥 가만히 있긴 뭐해서 이어폰 끼고 음악 듣는데 슬픈노래 나오면 느껴지는 슬픔이.. 가사가 꼭 내얘기 같고 비련의 주인공이 된것만 같아서 좋더라. 위안이 되는듯 했어.

 

그러다가 ppt 발표 때문에 나랑 은아, 남녀후배, 이렇게 넷이서 같은조가 되는 바람에 마주해서 대화할 일이 잦아질 것 같았어. 빨리 마음정리 하자는 생각으로 처음보는사람처럼 은아에게는 존댓말을 했어. 어차피 남친도 있는데 혼자 미련 길게 가져봐야 좋을 것도 없었으니까.

은아는 살짝 당황해했고 두 후배들은 잠깐 눈치를 좀 보는것 같았는데 이내 그거려니 하는것 같더라구. 그렇게 2주정도 5번 정도 만나 자료수집하고 정리하고 발표까지 끝냈지. 

 

ppt도 잘 끝나고 하니 여후배가 다같이 저녁쯤에 술먹으러 가자고 계속 권유하는바람에 안가려다 가게됐어.

우리학교는 소도시에 위치한 대학이었는데 뭐 산에 있다보니 좀 걸어야 번화가가 나왔음.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술집가서 넷이 먹을만큼 소주,맥주 안주도 푸짐하게 시켰지. 1시간동안 학교생활이 어떻다는둥,연예인 얘기하다가 남자후배는 통학버스 타러 가버렸고 그 뒤로 여후배랑 배꼽빠지게 얘기 나누다가 취기도 오르고해서 슬슬 정리하려고 했어. 그랬더니 은아가 잠깐 얘기 좀 하자고 하는 바람에 여후배는 먼저 보냈고 단둘이 남게됐어.

"오빠 언제까지 존댓말 할거예요?"

"...?"

"그 때 이후로 서먹서먹해질건 알았지만 계속 저한테만 존댓말 하셨잖아요"

"그건..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너한테 까이기도 했고 너 남친도 있으니까 마음정리 빨리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랬어.다른 의도는 없어"

"솔직히 저한테만 그런거 너무 서운해요. 소외감도 느끼고. 완전 뒤끝작렬"

"아...미안해. 돌이켜보니 내가 좀 너무한것 같아."

"그리고 저 남친 없어요. 그 새끼..."

 

처음엔 뭔소린가 했다. 

은아가 말하길.. 원래 이번학기초에 썸타던 다른과 남자애가 있었데 본인은 잘 되간다 생각했데. 그런데 5일전쯤에 그만 만나자고 했다는 거야. 왜냐고 물었더니 여친생겼다고 정말 미안하다라고 하더라구. 그러니까 은아랑 그 여자애랑 재보다가 그 여자애를 선택한거지.

속으론 좀 그새끼가 부럽긴했어. 두여자랑 썸타다가 그 여자애를 선택했다는건데.. 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뭐 한편으론 내심 고마웠지.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지금 기회만 잘 살리면 은아가 날 봐줄수도 있겠구나 싶었거든.

 

은아는 실연당한일 생각하니 속이 상했겠지. 소주 더 시켜 먹으면서 그새끼 얘길하는데 은아가 많이 좋아한 것 같아서 속으로 부글부글 끓더라구. 그새끼 욕을 할때면 맞장구치며 쌍욕을 날려줬다. 그러다가 흐느껴 우는데.. 나도 마음이 안좋아서 옆에다가가서 등 토닥거리면서 자취방에서 쪼그려 앉아 울던게 생각나길래... 속 좀 훌훌 털어내길 바라며 그냥 울게 냅뒀다.

 

아무래도 본인입장에선 그새끼한테 실연당하고 내가 쌀쌀맞게 대하니까 답답하고 견디기 힘들었나봐.

그렇게 울다 술도 많이 먹고지쳐서 그런지 테이블에 고개 몇 번 떨구더니만 뻗어버렸어. 

데려다 주려고 흔들어 깨워도 조그맣게 뭐라뭐라 하더니만 그 뒤론 미동도 없어서 업고나와 그냥 내 자취방으로 향했음. 술먹고 뻗은애 업고 가는건 처음인지라 되게 힘들데.. 토할까 걱정은 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어. 중간에 정류장에 두 번 내려놨다가 다시 업고가서야 도착. 

 

일단 존나 힘들어서 침대에 눕히고 바닥에 앉아서 좀 쉬었다가 은아 겉옷 벗겨주고 양말만 벗겨줌. 근데 좋아하는 여자애가 무방비로 누워있는 모습 보니 급 꼴렸다. 자는지 확인하려고 그녀 이름을 부르면서 몸을 흔들어 봤지만 조용히 숨만 쉬더라. 주량을 오버 한것 같더라고.

 

어떻게 할까 하다가 방을 빙빙돌며 고개를 올렸다 숙였다 한숨만 쉬다가 침대 위에올라서서 그녀 얼굴을 가까이서 봤다. ㅅㅂ 진짜 얘보다 더 예쁜애가 있나 싶을 정도로 졸라 예쁘더라. 

티비에 나오는 장면처럼 나도모르게 그녀 머리칼을 꽤 쓸어넘기다가 막 키스하고 싶은 충동이 일길래 모르겠다하고 은아 입에 10초정도 입 한번 맞췄는데 가슴이 쿵쿵 뛰는게 귀까지 울리더라. 입에선 침이 꼴깍꼴깍

 

진정이 안돼서 이러다가 진짜 사고칠것 같아서 밖에나가 줄담배 피고선 술 좀 깰때까지 앉아있다 다시 들어와 그녀 얼굴 쳐다보며 앉아 있었는데 입술 빨고싶다. 가슴 만지고 보고 싶다. 진짜 확 벗겨서 덮치고 싶다. 쿠퍼액에 팬티가 젖더라.

어쩌면 오늘 이 기회 놓치면 두 번 다시 안 올 것 만 같기도 하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났어. 근데 본인도 모르게 덮쳐버리면 굉장히 슬퍼하거 원망할 것 같은 생각이 발목을 잡더라고.. 죄책감도 느껴지고..

내가 순진한 것도 있었지만 암만 생각해도 울리고 싶지는 않더라. 그래서 화장실에서 ㅈㅇ해버렸음. 쾌감끝에 걱정, 근심이 사라지니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편안해짐ㅋㅋ

나와서 자고 있는 은아를 좀 더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을 뜨더라고. 웅얼거리면서 눈 몇 번 떳다 감았다하다 추웠던지 웅크리더라고..그래서 이불 덮어주니 다시 세상모르게 잘 자더라고. 하품 나길래 시계보니 새벽 3시. 몸도 무거워지고 피곤해서 그냥 바닥에 누워서 잤다.

 

뭔가 옆에서 퍽 소리 나길래 눈 떠보니 은아가 침대에서 떨어져 앉아 머리를 숙인채 감싸고 있더라. 물 물 거리길래 아무말 없이 물뚜껑 따서 통째로 갖다 줬어. 그러곤 고갤올려 내 얼굴을 보더니 은아가 콜록 콜록 거리길래 괜찮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이데.

"저 오빠 여기 여기가.."

"내 자취방인데.."

멍하니 뭘 생각하는것 같더라고.

"저 어제 실수한거 없죠?"

"어. 없어"

망설이더니만 좀 불안한지 은아가 다시 물었어

"저... 오빠 어제 아무 일도 없었죠?"

살짝 장난끼가 돌아서 무거운 분위기 잡고 입술을 깨물었어.

"실은..."

표정을 보니 멘붕이 오는것 같더라구

"ㅋㅋㅋㅋ 아무 일도 없었어. 장난이야"

은아가 입은 옷을 가리키면서 말했어

" 그대로 있잖아. 믿어도돼"

자기가 입은 옷을 보고 만지더니

"오빠 깜짝 놀랐잖아요!"

얼굴이 벌게져 아무말도 없다가 배가 아픈지 화장실로 들어가더라.

그러더니 오줌싸는 소리가 들리더라 ㅋㅋ

꼴릿해지긴했는데 민망해 할까봐 음악 틀어줬다.

은아 나온 뒤에 나도 속 비워내고 세수만 대충하고나서 해장하러 근처 콩나물국밥집으로 갔어. 마주앉아 있다 팔팔 끓는 콩나물국물이 나오니 맛이 시원했던지 은아가 되게 잘먹었었어. 먹으면서 그 모습 보는데 내가 다 행복하더라. 내 시선을 느꼈는지 좀 조신하게 먹는데 그것도 귀여웠고. 밥 다먹고 나와서 그렇게 헤어졌지.

 

그리고 다음 수업부터 다시 은아 옆자리에 앉았고 어차피 내가 자길 좋아하는걸 알기때문에 걍 대놓고 티내기 시작하다 3주뒨가? 처음 고백했던 장소에서 고백했지. 이번엔 은아가 망설임 없이 받아 주더라. 울컥 할뻔 했는데 ㄹㅇ 기분 존나 째지데 ㅋㅋㅋ

사귄 첫날 손만 잡았어. 그걸로도 충분했거든. 잡은 손이 찌릿하면서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은아인걸 확인할 때면나 혼자 다른 세상에 와있는것 같은 하루였지. 그 날 나는 첫 여친을 사겼다!! 모쏠들은 모를 그 기분ㅋㅋㅋ

 

일단 여기서 한 번 끊어야겠네.

 

사실 썰 같은건 처음이야. 그래서 글이 부족하다고 느낄순 있겠다 싶어. 다만 내가 여친을 통해 느꼈던 감정들이 남들이 볼때 재미로만 치부되기엔 아쉽고 그렇게만 보여지기도 싫었어.  중간에 여친이 느낀 감정을 쓸까하다가 아닌것 같기도 해서 필요한 부분 아니면 안쓸라고.

제목도 명확히 안한게 첫여친사귄썰이라하면 이미 머릿속에서 여친 사귄다는 전제하에 볼 것 같아서 조금은 궁금하라고 그렇게 안함 ㅋㅋ

다음에도 먼저 있었던 일 순으로 쓸거같긴하다. 일단 ㅅㄱ

아 쓰고나니 제목은 바꾸는게 좋을듯 해서 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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