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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11시가 다 되어서 연주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경비실을 지나 비밀번호를 누르자 유리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연주는 등을 기댄 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국에 있다 마치 지옥으로 들어서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제 어떻게 이 일들을 풀어가야할까? 현실적으로 이혼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연주도 잘 알고 있었다. 문제는 혁수가 과연 이혼에 합의해줄까 하는 부분이었지만. 지난 13년 간 그렇게 서로가 맞지 않으면서도, 바람을 피우면서도 이혼하지 않고 살아온 두 사람이다. 혁수도 아마 이혼을 할 마음을 없을 것이라고 연주는 생각했다.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 잘할게. 이혼한단 말은 하지 마.’

차라리 처음 그가 외도했을 때, 그 때 독하게 마음 먹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텐데. 그러기엔 연주의 성격은 너무 물렀다. 그랬기에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으며 살아올 수 있겠지만. 하지만 정우 때문이 아니라도 이제는 그녀도 혁수와의 삶에 지쳐 있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도통 생각해도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연주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톡톡 치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곧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집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연주는 뭔가 모를 이질감이 느껴졌다. 집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인기척이 아닌 것 같았다.

‘효은이를 데려왔나?’

하지만 이 시간이면 효은이는 자고 있을 시간인데...... 연주는 알 수 없는 묘한 기운을 느끼며 천천히 비밀번호를 눌렀다. 띠리링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연주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는 순간 소파에 앉아 있는 혁수가 보였다. 그는 문이 열리지 크게 당황하며 들고 있던 전화기를 급히 자신의 옆에 내려놓았다.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한다고 했지만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은 탓에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성마저 막을 수는 없었다.

“자기야, 왜 그래?”

혁수는 급하게 전화기를 껐다. 하지만 연주는 이미 그 음성을 들어버린 상태였다. 그리고는 특유의 감정없는 눈빛으로 연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늦었네.”

“왠일로 이 시간에 집에 있네요.”

혁수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연주는 캐리어를 방에 넣어놓고 다시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차분히 입을 열었다.

“누구였어요?”

“뭐가?”

“좀 전에 영상통화요.”

“영상 통화 안 했어. 유튜브 보고 있었어.”

연주는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전화기를 빼앗아 확인하면 그때는 뭐라고 할까? 혁수는 다양하게도 바람을 피웠다. 채팅에서 만난 여자, 회사에 새로 들어온 여직원 등...... 남자들은 바람을 피우면 들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여자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바람을 피우면 행동도 달라지지만 분위기도 달라지니까. 연주는 그런 혁수의 분위기를 잘 알았다.

연주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혁수씨.”

연주의 부름에 혁수는 연주를 바라보았다. 결혼 이후, 아니 정확히 효은이가 태어난 이후 연주는 한 번도 혁수를 이름으로 부른 적이 없었다. 항상 ‘효은이 아빠’로 불렀으니까. 그 흔한 오빠나 자기라고 부른 적도 없다. ‘여보’ 라고 불러주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그랬기에 혁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연주에게 눈길을 돌렸다. 연주는 조금 망설이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우리 이제 그만해요.”

“뭘 그만 해?”

“당신도 알잖아요. 우리 이런 식으론 서로에게 상처만 된다는 거.”

“그건 네 생각이고.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혁수가 논할 가치도 없다는 듯 대꾸하며 전화기를 잡았다. 그리고는 급히 조금 전에 사용했던 메신저 앱을 삭제했다. 연주는 그렇게까지 치밀한 사람이 아니니까 이정도만 해도 괜찮다는 게 혁수의 생각이었다. 어차피 이러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예전으로 돌아올 것이다. 항상 그래왔으니까.

혁수의 그런 생각을 연주는 단숨에 무너뜨렸다.

“나, 남자 생겼어요.”

혁수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연주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황당함과 곤혹스러움이 동시에 읽혔다. 연주는 그런 그의 반응은 예상했다는 듯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지금, 그 남자랑 있다가 오는 길이에요. 그리고 나, 그 사람이랑 잤어요.”

“이이이! 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혁수가 옆에 있던 쿠션을 연주에게 집어던졌다. 혁수의 분노를 표현하기에는 부드러운 쿠션이지만 연주는 그 쿠션을 얼굴로 고스란히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쿠션을 치워버린 뒤 눈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던지지 마요.”

“야! 너 지금 나한테 바람 피고 왔다고 말하는 거야? 이게 진짜 미쳤네, 정말. 죽고 싶어? 어? 미쳤어?”

“네, 저 바람 났어요. 나 그리고 그 사람 사랑하고 있어요.”

“하? 이런 씨발! XX 같은! 야! 야! 미친 년아아아아!”

혁수는 분노를 터트리며 연주에게 발길질을 했다. 연주는 팔을 들어 거의 발길질을 막으며 앉은 채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는 의자를 잡아 그의 발길질을 막아냈다. 의자를 걷어찬 혁수는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손에 잡히는 것들을 마구 던지기 시작했다. 쿠션 뿐만 아니라 커피 테이블 위의 꽃병, 액자 등이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날카로움 파열음을 냈다. 유리조각이 이리저리 튀었지만 혁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괴성을 지르며 집어던졌다.

“야아아아! 니가 이 씨발! 으아아아!”

혁수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한쪽에 세워 두었던 골프 가방에서 퍼터를 꺼내 휘둘렀다. 연주는 간신히 식탁 아래서 의자로 몸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혁수가 휘두른 퍼터에 식탁 위의 유리가 금이 갔고, 홈시어터 스피커가 박살이 났다.

“그만 해요! 그만!”

“뭘 그만 해! 야! 개 같은 년아!”

죽을 수도 있어. 연주는 덜컥 겁이 났다. 다행스럽게도 혁수는 연주를 직접 가격하지는 않았다. 물론 이리저리 튀는 유리조각들 때문에 연주의 팔 여러군데에 상처가 나며 피가 흘러내렸다. 혁수는 베란다로 향하는 유리문까지 깨뜨릴 것처럼 퍼터를 휘둘렀지만, 다행스럽게도 그것까지 깨뜨리지는 않았다.

쾅쾅쾅쾅!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혁수는 상처 받은 짐승의 눈으로 문을 바라보았다.

“뭐야!”

“어이! 보소! 와 이래 떠드노? 좀 조용히 합시다!”

밖에서 들려오는 경상도 사투리의 남자 목소리. 혁수는 눈이 뒤집혀 버린 것인지 퍼터를 들고 그대로 현관을 향해 내달렸다. 연주가 말리기 위해 급히 일어서려 했지만 그의 행동이 빨랐다. 혁수는 한 손에 퍼터를 든 채 현관문을 열었다.

“뭐야, 이 새끼야!”

“새끼? 어이, 당신 혼자 사요? 어데 밤에 시끄럽구로 소리 질러쌌소? 약 무거쏘?”

“니가 뭔데 지랄이야! 꺼져!”

“꺼져? 지랄? 와놔, 뭐고 이거. 마! 쳐돌았나? 니 말 다했나?”

남자는 한 손으로 혁수의 가슴을 밀었다. 혁수는 그 남자의 팔에 새겨진 문신을 보았지만, 그게 혁수에게 영향을 미치기엔 그는 이미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이 씨바 새끼야! 왜 남에 집에 와서 지랄이야? 어!”

“하? 어디서 개짓는 소리가 나노? 일로 온나. 섀끼 마, 젊어서 틀니 함 끼고 싶나? 강냉이 다 털어주까?”

남자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혁수는 이성을 거의 잃고 그에게 퍼터를 휘두를 것처럼 팔을 들었다 놨다 했다. 그때 연주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저씨, 죄송해요. 저희 남편이 지금 많이 흥분해서. 죄송합니다.”

“야! 나와! 안 나와?”

“그만해요! 혁수씨 제발!”

“죽기 싫으면 나와! 사람 더 열받게 하지 말고! 아? 이 남자냐? 부산 갔다 온다더니 이 남자랑 잔 거야? 좆같네에에에 씨바알!”

혁수의 말에 남자는 화를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혁수를 밀치려 했다. 연주가 그 남자의 가슴을 가볍게 밀며 말했다.

“아저씨. 죄송해요. 소란 피워서 죄송한데, 오늘은 제발 가 주세요. 제가 부탁드릴게요.”

연주가 간절하게 말했고, 남자는 연주의 상황을 보더니 인상을 팍 구겼다. 연주의 팔에서 흐르고 있는 피를 보고 심상치 않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아주머니. 남편 맞아요? 다치신 거 같은데, 내가 경찰서에 연락해줘요?”

“아뇨. 제발 오늘은 그냥 가 주세요.”

혁수는 여전히 노기등등한 채로 퍼터를 들고 있었고, 남자는 가소롭다는 듯이 혁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마, 니 오늘 운 좋은 줄 알아라. 그라고, 밤인데 싸워도 조용히 싸워라. 동네 안 창피하나? 아무리 아파트라도 다 들린다. 또 소란 피우면 바로 경찰 신고한다. 알았나?”

그의 말에 혁수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혁수는 욕지꺼리를 퍼부으며 남자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찰싹!

혁수가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연주가 온 힘을 다해 그의 뺨을 날려버린 것이다. 연주는 손의 얼얼함을 느끼며 혁수를 바라보았다.

“그만! 그만해요! 제발 그만! 그마아아안!”

연주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높은 음의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아아아!”

고막을 찢을 듯한 높은 비명소리. 혁수도, 옆집의 남자도 연주의 비명소리 앞에 멍해졌다. 한참을 계속된 연주의 비명 소리에 다른 집의 문이 열리고 빼곰히 내미는 얼굴들이 보였다. 옆집 남자는 민망한지 험험 하는 소리를 내며 집 밖으로 나가 현관문을 닫았다.

정적만이 남은 거실. 연주는 긴 머리카락을 앞으로 늘어뜨린 채 흐느껴 울었다. 흔들리는 그녀의 어깨가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 했다. 정신이 돌아온 혁수는 그녀의 울음소리를 듣자 다시 쌍심지를 켰다.

“그만 울어.”

하지마 연주의 울음은 멈추지 않는다.

“그만 울라고. 야, 그만 울어!”

혁수는 일어나더니 소파를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아까의 소동 때문이었는지 괴성을 지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노가 누그러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만해요. 제발.”

연주가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식탁 의자에 몸을 힘겹게 앉혔다. 소리 없이 눈물만 흘러내리는, 그 울음을 마치고 연주는 숨을 내쉬었다. 혁수 역시 소파에 앉아 거친 숨을 골라냈다. 광기와 같은 공기는 조금 누그러 들었지만, 대신 천근같이 무거운 공기가 두 사람을 짓눌렀다.

연주가 입을 열었다.

“혁수씨.”

혁수는 대답하지 않고 숨을 몰아내쉰다. 지금 이야기하는 게 도리어 기름을 붓는 게 되진 않을까? 연주는 걱정스런 마음도 있었지만 재차 입을 열었다.

“13년 동안... 고생했어요. 나도, 혁수씨도. 우린 처음 시작부터 잘못된 거에요. 당신이 그날 나를 그렇게 범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도 당신도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했을 거에요.”

침묵 외엔 다른 대답이 없는 걸까? 혁수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한 눈빛이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내 이야기, 조금만 들어줘요.”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 혁수를 두고 연주가 말을 이었다.

“나 지난 13년 동안 당신 사랑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바뀌겠지, 달라지겠지 하면서.. 내가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당신은 변하는 게 아니라 몇 번이나 나를 배신하고 상처를 줬어요. 그때마다 잘못했다고 하고, 다신 안 그런다고 하고.... 그렇게 울면서 이야기하니까, 이번에는 정말 생각을 고쳐먹었겠지 하면서 기다렸는데...... 이젠 내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요. 바람을 피우고 나서도, 당신은 또 바람을 피우고. 그때마다 미안하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내 책임이라는 말이었으니까.”

“그럼 네 책임이 없어?”

“그냥 들어줄래요? 내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부탁할게요. 그냥 내가 말하는 거 한 번만 들어줘요. 지난 13년 동안 내가 늘 부탁했잖아요. 한 번만 들어달라고.”

혁수가 어금니를 깨물며 고개를 돌렸고, 연주가 말을 이었다.

“바람 피운 것 뿐만 아니라 당신이 준 상처가 너무 많은데, 난 하나도 풀어진 게 없어요. 상처들이 그대로 남아서.. 당신이 늦게 들어오면 또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생각이 들고. 전화를 받으면 다른 여자와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건 몰라도 신뢰가 깨지면 살 수가 없잖아요. 나 더 이상 당신을 믿을 수가 없어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걷는 것 같고, 이번엔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무섭고...”

“나는 뭐 상처 안 받은 줄 알아? 나는 뭐 너랑 사는 거 편하고 그랬는 줄 알아? 너는 늘 너만 상처 받았다고 이야기하지. 나는 너랑 살면서 상처 받은 것도 없는 것 같애?”

“그래요. 있겠죠. 뭐가 그렇게 상처가 됐어요?”

“넌 나랑 있어도 항상 그 지훈이 자식만 생각하지. 멍하게 있을 때마다 그 놈 생각하잖아? 그러면서 널 건드를 날 원망하고. 내가 모를 것 같아?”

혁수의 말에 연주가 눈물을 흘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 진짜 내 마음 하나도 모르는구나. 어떻게 그렇게 말해요? 내가 진짜 그 사람 생각했다고, 그렇게 생각해요? 나 당신과 결혼하고 지훈 오빠한테 한 번도 연락해본 적도 없어요. 찾아볼 생각도 안했어요. 당신은 내가 늘 당신 미워한다고 생각하죠? 미워했으면 그렇게 당신 참아주고 기다리지도 않았어요. 그래요. 나 당신 사랑해서 결혼한 거 아니에요. 그래서 당신 사랑하려고 했어요. 내가 무슨 심정이었을 거 같애요? 술김에 당신한테 범해지고 아이가 생겨서 결혼했는데... 당신은 나한테 미안한 감정이라도 있었어요?”

“실수였어. 그날은 나도 취했었으니까.”

“실수라도, 싫었다면 책임질 일은 하지 말았어야죠.”

“그래, 다 내 잘못이다. 넌 하나도 잘못한 거 없고. 다 내가 잘못했네. 내가 개새끼네. 개새끼랑 사느라 고생 많았겠네.”

이 사람은.... 말이 통하질 않아

연주는 대화에서 지독한 괴리를 느꼈다. 13년 동안 늘 대화는 이런 식이었다. 입으로는 잘못했다고 하면서도 결코 인정하지는 않는 혁수. 연주는 타들어가는 듯한 숨결을 내뱉었다.

“너도 결국 바람 피웠잖아. 뭐하는 놈이야? 누구야?”

“호주 가서 만났던 사람이에요. 나 만나러 한국 왔어요.”

“하? 결국 그랬구만? 그래, 혼자 여행 간다고 했을 때 내가 알아봤어야 했어. 호주 가기 전부터 연락했던 거지?”

“혁수씨. 호주 내가 같이 가자고 했잖아요. 그리고 나 호주 가 있는 동안 당신은 채팅에서 만난 여자랑 같이 강릉에 가 있었잖아요.”

연주의 말에 혁수가 흠칫했다.

“무슨 개소리야?”

“혁수씨. 나 당신이 바람 핀 증거 다 가지고 있어요. 당신한테 맞았던 사진도 다 갖고 있어요.”

혁수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그는 어처구니 없다듯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흥신소라도 들렀나보지?”

“아뇨. 당신 전화기에 다 있던데요? 다 캡쳐해놨어요. 예전에 있었던 일들도 다.”

“하? 이럴 때를 대비해서 그랬구만? 이혼할 때 유리하게 하려고?”

“아뇨. 당신 좀 알으라고요. 당신이 나한테 어떻게 상처줬는지 좀 알라고.”

“개소리하고 자빠졌네. 너도 나도 바람 핀 건 마찬가지야. 너는 뭐가 잘났다고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데?”

혁수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연주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자신도 바람을 핀 건 사실이니까.

“우리.. 이제 그만해요.”

“이혼 하자는 거야?”

“네.”

연주의 나직한 대답. 혁수는 다시 한 번 소파를 걷어찼다.

“당신은 절대 나로 만족 못해요. 나는 절대로 당신 사랑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 사는 당신도 불행하잖아요. 나도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서로 신뢰가 다 무너졌는데, 우리가 어떻게 더 살아요? 나 없이 가서 자유롭게 살아요.”

“어이없네. 별 미친 소리를 다 하네. 네가 이혼하고 싶으니까 한다는 소리가 날더러 가서 자유롭게 살라고? 웃기지 마. 이혼? 거지 같은 소리하네. 난 이혼해줄 마음 전혀 없으니까.”

“그럼... 내가 소송 진행할 거에요.”

혁수의 눈에 다시 불꽃이 튀었다. 그는 연주가 피할새도 없이 다가와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연주는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갑작스런 어둠이 그녀의 눈 앞에 찾아왔다. 그렇게 연주는 정신을 잃었다.

 

***

 

토요일 아침이네요. 다들 꿀잠 주무시고 계시는지.

저는 프로젝트 일거리를 집에 가져와서 하고 있습니다 ㅠ.ㅠ

즐거운 하루 되세요.

저는 20000~

  • 손님(aa549) 2020.06.20 08:24
    정말 잘읽었습니다
    계속올려주세요
  • 손님(5762d) 2020.06.20 17:02
    감사합니다~
  • 손님(52910) 2020.06.20 10:04
    삶이란...
  • 손님(5762d) 2020.06.20 17:05
    그렇죠...
  • 손님(52910) 2020.06.20 17:10
    혁수의 표현방식으로보아
    작가는
    혁수의 모습을
    간접경험했다고 보아짐.

    이기적으로 힘을 쓰는 것들은
    다 죽여버려야돼.
    아흑!
  • 손님(534c8) 2020.06.20 10:44
    이집재밌네
  • 손님(5762d) 2020.06.20 17:05
    ^^;;;;;
  • 손님(71f4b) 2020.06.20 10:57
    어느 나라에 계세요?
    호주?
  • 손님(5762d) 2020.06.20 17:06
    호주에는 있었고요. 지금은 아닙니다 ^^;;
  • 손님(df11d) 2020.06.20 13:16
    슬프다..저도 이혼을 앞두고 있답니다..BsAs.
  • 손님(5762d) 2020.06.20 17:07
    아.. 정말요? ㅠ.ㅠ 타지에서 사시면서 그럼 많이 어려우실텐데 ㅠ.ㅠ 복으로 변하길 기원하겠습니다.
  • 손님(52910) 2020.06.20 17:07
    곧 지나갈겁니다만,
    충분히 생각하시고 결정하시길!

    고통의 시간들을 보낸만큼
    행복이 보상으로 오도록요!
  • 손님(a55ed) 2020.06.20 14:43
    정우님 오늘도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손님(5762d) 2020.06.20 17:07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손님(39855) 2020.06.20 16:22
    혁수가 진짜 나쁜 놈이네
  • 손님(5762d) 2020.06.20 17:07
    좀 그렇긴 하죠? ^^
  • 손님(be3d5) 2020.06.20 18:20
    호주에 있었으면
    호주백마 탄 이야기도 해주세요
  • 손님(5762d) 2020.06.20 21:45
    하하 네 ^^;;
  • 손님(18f98) 2020.06.20 23:57
    정말 찐 입니다.
    오늘도 잘 보고 가요 ~~~^^
  • 손님(0b1e0) 2020.06.21 05:39
    감사합니다.
  • 도토리칼국수 2020.06.26 17:02
    와 남자 정말 개쓰레기네요 팔에 문신있는 이웃남자한테 정의구현받았어야는데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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