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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남사친이지, 사실 나는 그를 오래도록 짝사랑해왔다. 십대 때부터 그를 혼자 좋아하다 혼자 그만두고, 그러다 다른 남자도 사귀다 헤어지고의 반복. 하지만 그는 딱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내게 다가오지도, 나를 밀어내지도 않았다.

혼자만의 감정 소모에 피로해져서 그를 완전히 포기하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 날 그가 이사 소식을 알렸다.
"우리 부모님 귀농하시기로 했어. 집도 다 팔고 가시는 걸로."
"그럼 너는? 너 아직 한 학기 남았잖아."
"나는 시골로 안 내려가고, 학교 앞에서 자취하게 될 거 같아."

한두 달 후, 그의 자취방에 놀러갔다. 어릴 때부터 동네 친구로 지내와서 서로의 집에 놀러가는 일은 자주 있었다. 하지만 자취방은 뭔가 느낌이 묘했다. 부모님의 영향력이 없는 온전한 '나'의 공간 아닌가.
아주아주 추운 날, 체감온도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그런 추운 날이었다. 침대는 없었고, 나는 바닥에 깔려있던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앉았다. 방바닥의 온기에 몸이 노곤해질 즈음, 그가 술을 꺼내왔다.

"뭐냐 이건, 웬 보드카?"
"그냥. 맨날 소주 맥주 지겹잖아."
"나 이런거 한 번도 안 마셔 봤는데."
그가 친절하게도 토닉 워터에 뭐에 하여튼 이것저것 챙겨와서 어떻게 마시는 건지 설명해 주었다. 처음 맛본 보드카의 맛은, 마치 학창 시절 과학실의 알코올 램프를 원샷하는 느낌이랄까.
사실 나는 술이 꽤 세다. 이제껏 술로 인해 실수했다거나 필름이 끊긴 적이 없다. 그날도 보드카를 한 잔, 두 잔... 칼바람이 부는 겨울날, 뜨끈한 방바닥에 앉아 이불을 덮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 세 잔, 네 잔... 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몸이 녹아내릴 지경이다. 다섯 잔?... 그리고 나는 기억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난 그와 한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이미 해가 떴는지 주변이 환했다. 대체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알 것 같았다. 그와 나는 모두 알몸이었다. 엄청난 자책감과 스스로를 향한 한심함이 밀려왔다.
몸을 일으켜 앉았다. 숙취로 머리가 지끈거렸다.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그가 뒤척이며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일어났어?"
아직 잠에 취한 그의 목소리.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그가 날 보며 웃는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그 미소다. 그 때 알았다. 아, 난 얘를 못 놓는구나.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그가 팔베개를 해주며 나를 다시 눕혔다. 그리곤 여자처럼 가늘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내 머리칼을 연신 쓰다듬었다. 그 상태로 한 동안 말 없이 서로 바라만 보다가, 그가 내게 키스해왔다. 나도 입을 벌려 그의 혀를 받아들였다. 

  • 손님(73a62) 2020.02.13 09:31
    깔끔하게 잘쓰셨어요
  • 음속혀 2020.02.13 15:37
    술먹고 자다가 일어나서 바로 키스하면 입냄새 진짜 작살날텐데...
  • 손님(017ab) 2020.02.13 21:13
    여자는 짝사랑이고 남자는 그냥 여자사람 친구엿던 건가 슬먹고 건드릴 정도면 대단하진 않은 존재엿나
  • 손님(0878f) 2020.02.13 23:58
    으 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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