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4 00:25

내 군생활 썰(말벌편)

조회 수 2013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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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뱀을 이어서 벌 이야기를 할께...양봉벌이나 땅벌 잡는 일도

많았지만 전체 잡은 벌을 100 이라고 할 때 80은 말벌을 잡았기 때문에

말벌로 할께... 만드는 방법(정석인지는 모르겠음. 그냥 경험임)을 적다보니 자극적이거나 별로 혐오스럽지는 않고 재미 없을 수도 있는데 혹시나 노봉방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봐 줬으면 해...

인터넷 짤로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윤택이 양봉하시면서 말벌 잡는 아저씨, 또 '극한직업' 프로그램에서 가을철 땅벌과 말벌 잡는 다큐 방송을 본 사람들이 많을 텐데... 나도 티비에 나온 사람들처럼 행보관을 따라

말벌을 정말 많이 잡았어.

 

 내가 근무했던 곳이 신병교육대였는데 신병교육 중 힘듯 훈련 중 하나가 화생방 훈련일 꺼야... 화생방 훈련을 위해 방독면 착용연습을 하고 또 하나가 보호의 착용교육이 있는데....이 보호의가 겨울에 입으면 정말 따뜻 한데 여름에 입으면 죽음이야.... 특히 신교대 보호의는 각 기수 훈련병이 봄,여름,가을,겨울 할 것없이 돌려 입는데 내 군생활 하면서 보호의 세탁 하는 건 못 봤고 그렇다고 새로 교육용으로 보급 나오지도 않았고 땀에 범벅되고 빗물, 꾸정물을 뒤집어 써도 창고에 눅눅하게 쳐 박아 놨다가 다음 기수 또 그다음 기수 훈련병이 돌려 입는 거야.....이제와 생각하면 피부병 안난게 신기해....방산비리만 있는 건 아닌듯!!

 

 이 보호의는 화생방 훈련 때만 입는 것이 아니야!  말벌집 딸 때도 아주 중요한 아이템이지...보호 장갑도 마찬가지고....

 

 행보관님은 7월달 부터 말벌을 잡을 준비를 하셔....당시에 행보관님 차가 NF쏘나타 였는데  트렁크에 담금주 통과 담금주용 술, 보호의 2셋트

엄청 눈뽕심한 왕후레쉬, 면장갑, 고무장갑, 부소대장이 제작한 엄청 큰 잠자리채, 파리채, 배추비닐이 트렁크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7월은 말벌이 어디에 집을 짓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러 부지런히 다니셔...위병소, 대대 분리수거장,  야외 창고,  울타리, 탄약고,  각 훈련장, 등 한 여름 더워 죽겠는데 보급계원인 나를 데리고 부대와 훈련장을 1주일에 두세번씩 순찰을 하시지... 가끔 대대장이나 상급 부대 장교들이 말벌집을 보러 다니는 행보관을 보고 부대를 위해 부지런히 순찰을 다니는 것으로 오해하셔서...'아이고~~행보관님 더운데 쉬엄쉬엄 하시죠...밑에 부소대장들이나 분대장들도 많은데 매번 행보관님이 직접 순찰을 도십니까??'  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셨다...물론 작업소요가 생기면 부사관들의 능력치에 맞게 계속 작업임무를 하달하고 그냥 노가다일이면 상병장들 불러다 작업컨트롤을 하셨다...이런 부지런한 순찰과  작업지시로 부대관리 우수표창을 꼬박꼬박 챙겨 받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7월, 8월은 말벌집 위치만 확인하러 다니는 달인데 말벌이 열심히 집을 짓는 시기기 때문에 절대로 따지 않고 말벌에게 열심히 하라고 응원만 하셨다.  따기 힘든 위치에 벌집을 짖고 있으면 일부러 그 집을 돌을 던지거나 작대기로 떨어트렸다.(처음에 난 '말벌을 제거 하시는 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따기 쉬운 곳에 집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었음)

 

9월부터 본격적으로 따기 시작.

행보관님은 낮보다는 밤에 주로 작업을 하셨다.

그 이유는 첫째 낮에는 대대장 또는 중대장, 각 과장들 일안하고 벌집만 따러 다니는 행보관으로 보이기 쉽고 두번째 이유는 부대내 행보관보다 선배 부사관들에게 힘들게 노봉방주를 담갔는데  그냥 뺏길 위험이 있고 세번째 이유는 말벌을 잡는 방법인데 밤에는 말벌의 움직임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밤에 주로 작업을 하신다고 말씀해 주셨다.

 

 잡는 방법

 1. 보호의를 착용하고 면장갑, 고무장갑, 보호장갑 순으로 착용하고 머리에 보급비니를 착용하고 방충망으로 된 보호장비를 쓰고 벌이 들어올 위험이 있는 곳은 박스테이프로 입구를 철저히 차단한다.

 2. 말벌집을 왕 후레쉬로 비추면 말벌집에 벌들이 엄청 붙어 있는데...밤이라 움직이지도 않고.... 그 벌을 작대기로 두세번 치고 손에 들고 있는 왕후레쉬를 10미터 가량 멀리 땅바닥으로 던지면... 말벌집에 있던 벌들이 후레쉬 불빛으로 떼거지로 달라붙지...그럼 부소대장이 직접 얇은 철근으로 용접하여 만든 잠자리채(입구가 테니스라켓 둘레보다 엄청 큼!!)를 왕후레쉬를 덮어 벌이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둔다.

 3. 스타 빈집털듯 말벌집을 손으로 떼서 준비한 배추비닐에 조심스럽게 넣는다...집에 있던 두세마리 말벌이 주변에서 웅웅 거리지만 행보관은 '아~~파리가 날라다녀~~!!'라고 쿨하게 말하고 손을 두세번 흔들고 계속 작업을 하셨다... 배추비닐 입구를 묶으면 말벌집은 회수 끝.

4. 오른손은 파리채 왼손에는 매점에서 PT로 파는 소주를 들고 잠자리채로 덮어 놓은 말벌들에게 가셔서 파리채로 살짝살짝 내리치시고 벌들이 빌빌거리면 주머니에서 나무젓가락을 꺼내서 한마리 한마리 정성스럽게 술에 넣으셨지.  말벌이 죽기 전에 독을 쏘는데 이 독이 술과 만나 발효 되면서 약이 되는데 이게 면역력 강화에 왓따라고 하셨음.

 

노봉방주만들기

인터넷에서 담금주를 만들 때 말벌집 겉에만 털어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정육각형 벌집을 넣고 술을 담그는데 우리 행보관은 담그는 방법이 조금 달랐어. 

 

 다 퇴근한 취사장으로 가서 취사장 뒷편 마당에서 일단 조심스럽게 말벌집 겉면을 뜯어 내기 시작한다...그러면 6~7단 많게는 10단정도 애벌레가 든 말법집이 나오는데 그 자리에서 두세마리 바로 꺼내서 입으로 껌씹듯 씹으시며 계속 작업을 하셨다(그모습 보고 또 두피에 닭살 돋았다)....그러다 애벌레가 정말 많으면 휘파람 불며 취사장에서 후라이펜과 버너를 가져와 절반가량을 즉석에서 굽기 시작하는데 난 정말 비위가 약해서 행보관이 먹으라고 들이 밀어도 절대로 먹지 않았다. 

행보관이 '야  걸레야(보급병을 걸레로 부르심, 군생활 오래하신 부사관들이 다 우리부대에서는 이렇게 부른 것 같다)  이걸 먹어야 여자를 다부지게 누를 수 있는 거야.'라고 권하셨지만 '행보관님 저는 이미 다부집니다.'  라고 말하고 말벌집 껍질을 뜯으며 그 위기를 넘겼다.

 애벌레를 작업할 술통 바닥에  넣고 말벌집을 양동이 물에 넣고 쪼물딱 쪼물딱 주무르시는데 나중에 내가 혼자 작업 할때 어떤 느낌이었냐면 스폰지를 물속에 넣고 물기를 머금고 짜는 느낌?? 이다. 

 이작업을 하면 불순물이 꽤 나오는데 작업을 한 노봉방주와 안한 노봉방주를 비교 해 봤다.   소대 부소대장이 이 작업을 안하고 담갔는데

작업을 한 노봉방주는 깔끔한 갈색에서 진한 갈색으로 점점 변하는 반면 부소대장이 만든 술은 술바닥에 불순물과 술을 넣고 얼마지나지 않아 탁한 갈색으로 변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부소대의 노봉방주를 먹을 때는 거름막으로 걸러주고 마셔야 했다.  또한 말벌집을 대충 병에 때려 넣으니 그 모양도 이쁘지도 않았다.

 중간단의 말벌집이 담금주 할 술병입구보다 크니 물기를 쭉짜고 1단부터 쪼그라진 상태로 순서대로 넣고 도수가 쎈 술을 술통에 붙기 시작하면 벌집이 술을 머금으면서 이쁜모양으로 부풀기 시작한다.   술은 정말 많이 들어가는데 마지막으로 아까 잡아놓은 PT소주를 담금주에 탈탈 넣고 말벌을 술위에 띄우거나 술통에 넣은 벌집 사이사이에 벌을 나무젓가락으로 모양을 내서 넣는다. 마지막으로 술 입구를 랩으로 감고 뚜껑을 덮으면 작업이 끝난다.

 

 내가 알콜쓰레기인데 행보관이랑 먹은 노봉방주는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가 안았는데 같이 마셨던 하사 분대장은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밤에 병원에 링겔 맞으러 갔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닌것 같다.

(안주가 원인 일 수도 있는데 옻닭을 당귀에 싸서 먹었던 것 같다)

 

 군생활 하면서 더운 초가을과 늦가을에 하도 작업을 해서 말못할 짜증과 언제 말벌에 쏘일지 모를 불안감, 끝이 안보이는 노봉방주  작업으로 인해 행보관 몰래 각개전투 교육 때 후임 조교가 꼽쳐 두었던 크레카를 말벌집에 넣어 폭파시키던가 여름에 보급나오는 에프킬라로 파이어벳처럼 많이 지졌던 것 같다.

 

추가로 봉침도 있는데 행보관 퇴근을 칼 같이 하시는데 17시 되면 반팔 반바지로 환복하시고 민들레나 들꽃에 앉을 꿀벌을 나무젓가락으로 잡으시고 무릎이나 발목 손목에 침을 맞으셨다. 30분간 어슬렁 거리시며 봉침을 맞으시고 17시 30분 일과 종료 방송이 나오면 뒤도 안돌아 보고 퇴근...

 

 육군 부대 마크 중에 젠장 누가 봐도 부대마크가 산골오지스러운 부대가 있는데 그 부대 출신이다.   신교대 교회에 훈련병들이 조교들 욕을 엄청 썼던데 그 욕의 수가 적으면 열심히 안 했냐고 후임들 조교들 집합시켜 내리 갈굼을 시전했다.. 다음 고라니편을 하기 전에  번외로 신교대 보급병 생활편이나 그때 조교 생활편을 써  볼까 한다.

 

핸드폰으로 적으니 정말 힘들 구만....일하며 할 것 없어서 쓰긴 하지만...

점점 더워지는데 건강들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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