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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9 16:10

사신의 속삭임

조회 수 421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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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ghostism.co.kr/spooky/1249812

스가노 씨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 자영업하는 분인데 말이죠. 중고년 때 어느 큰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입원했다고 합니다. 잠시 입원해서 렌트겐이나 혈액 검사 같은 걸 해서 온몸을 조사하는 거예요. 그 대병원에서 대기용 침대가 비었기에 아들 부부의 도움을 받아서 자기 병실로 갔지요. 그 병원 입구에서 자기 카드가 꽂혀 있었습니다. 또 하나, 사와구치 ○○라는 남자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즉, 이 방은 이인실이지요. 


그 방에 들어가 보니 자기 침대 건너편에 있는 사람은 칸막이용 커튼을 닫고 있었지요. 아들도 옆에 있는 환자에게 인사하려고 했으나 커튼이 빈틈없이 닫혀 있었고 소리 하나 안 나는 겁니다. 아들이 자고 있으면 깨우기 미안하다 싶어 그날은 인사를 하지 않았지요. 이윽고 간호부장이 와서 입원 이야기를 하고 담당 의사 선생님도 와서 상담하고, 스가노 씨도 자기 몸이 어떤지 이야기를 했지요. 그러는 사이에 저녁도 먹고 병문안 온 사람은 돌아갈 시간이 되었지요. 아들도 내일 오겠다며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등 시간이 되어서 방 불이 꺼졌습니다. 병동이 깜깜해졌지요. 어두운 밤이 되니 그 병동 전혀 소리가 안 납니다. 쥐 죽은 듯이 정적만이 감돌지요. 그 날 스가노 씨는 묘하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습니다. 스가노 씨 몸은 딱히 나쁜 건 아니었고 조사하러 입원한 데다 병원에 들어온 당일이니 기분도 고양되어 있겠지요. 그래서 좀처럼 잠이 안 오는 겁니다. 침대에서 눈을 감아도 왠지 진정되지 않고 잠이 안 와요.

'아무래도 잠이 안 오네. 큰일이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계속 눈을 감고 있으니 겨우 잠이 오기 시작했지요. 

밤중 무슨 소리가 들려서 스가노 씨는 번쩍 눈을 떴습니다. 소리는 옆에 있는 침대에서 들렸어요. 커튼을 친 옆 쪽에서 중얼중얼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게 들리는 겁니다. 아무래도 환자랑 병문안 온 손님이 얘기하는 것 같았지요. 

'어라, 이런 시간에 병문안 오는 사람이 있나? 이런 밤중에 오다니 이상하지 않나?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스가노 씨는 이상하게 여겼지요. 아무리 봐도 간호사랑 이야기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사람이 들어오는 기척도 없었고 병문안 온 손님이 계속 남아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옆에서 이야기하던 소리가 쓱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병실은 정적이 찾아왔어요. 그때 갑자기 콜록콜록 괴로운 듯 기침 소리가 들립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들렸어요. 

'옆에 사람이 있을 텐데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이상한데?'

스가노 씨는 옆 사람에게 말을 걸었지요. 

"괜찮습니까. 괴로워 보이네요. 간호사를 부를까요?"

그러자 커튼 너머에서 다 스러져가는 괴로운 목소리로 남자가 작게 대답합니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시중 드는 사람 같은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갈 기미도 없습니다. 

"옆에 오게 된 스가노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커튼 너머로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잘 부탁해요..."

남자 목소리만 들렸지요. 

'왠지 이상하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인사를 나눈 후, 스가노 씨도 어느새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어서 자기 부인이나 친척들이 병실에 병문안을 왔어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하지만 옆에는 여전히 커튼을 단단히 쳐둔 겁니다. 어제랑 완전히 똑같아요. 소리 하나 나지 않지요.

스가노 씨는 그 날도 검사를 받기 위해 병실을 들락날락했지만 옆 사람은 어제랑 마찬가지로 커튼을 닫은 채로 꿈쩍도 하지 않는 겁니다. 스가노 씨는 이 사람 아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사람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지요. 

이윽고 저녁을 먹고 병문안 온 사람들도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소등하게 되었지요. 스가노 씨는 완전히 잠에 빠져 있었어요. 그러자... 역시 밤중이 되니 커튼 너머로 이야기하는 소리가 중얼중얼 들리는 겁니다. 

'어라? 어느새 시중 들러 사람이 온 거지?'

스가노 씨가 입구와 가까이 있으니까 누가 들어온다면 분명히 깨달을 겁니다. 

'소리도 기척도 없었는데 이상한데?'

하지만 옆에서는 분명히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이런 한밤중에 대체 누가 온 걸까?'

스가노 씨는 묘하게 궁금해졌어요. 그러자 갑자기 이야기 소리가 딱 멈추는 겁니다. 그리고 다시 콜록콜록 괴로운 것 같은 기침 소리가 들렸지요. 어제랑 똑같이 스가노 씨는 "괜찮습니까? 간호사를 부를까요?"라고 말했고 옆에서 커튼 너머로 작은 목소리로 "아뇨, 괜찮습니다."라고 말했지요. 어제랑 똑같은 대화를 나눈 후, 스가노 씨는 잠이 들었어요. 

이렇게 검사를 받으러 입원한 동안, 매일 밤이 되면 이야기 소리랑 기침 소리가 나는 겁니다. 하지만 스가노 씨는 자기 앞을 지나서 옆 커튼 너머에 있는 환자를 만나러 가는 사람을 한 명도 본 적이 없어요. 

'어느새 와 있단 말이지. 시중 드는 사람.'

스가노 씨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혼자서 책을 읽으면서 보냈지요. 

3일 째 밤도 자고 있었더니 옆에 있는 사람이 또 괴로운 듯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겁니다. 스가노 씨가 또 잠에서 깨서 "간호사 부를까요?" 그러자 옆에서도 "아뇨, 괜찮습니다." 하지만 3일이나 계속해서 이야기 소리가 들리니까 스가노 씨도 궁금해졌지요. 그래서 말을 걸었습니다. 

"밤중에 누가 병문안을 오는 모양이더군요."

그러자 옆에서 커튼 너머로 말이 들립니다.

"아, 그 사람 말인가요... 그건 말이죠. 이 침대에서 죽은 니시다 씨라는 사람이에요. 가끔씩 이렇게 찾아오지요."
'엇, 이 사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갑자기 기분이 나빠져서 그 이상 말을 걸지 않았지요. 

다음 날 아들이 오자 스가노 씨는 목소리를 죽이며 말했어요.

"얘, 옆에 있는 환자 왠지 이상해."
"어? 뭐가?"
"실은 말이지... 이 3일 간 이상한 일이 있었어."

아들에게 밤중에 겪었던 일을 이야기했지요. 그러자 아들은 갑자기 안색이 확 바뀌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그건 이상해. 나도 매번 커튼이 닫혀 있으니까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굴까 싶어서 간호사에게 물어봤어. 그랬더니... 간호사 말로는 옆 사람은 앓아누운 할아버지로 성대가 망가져서 소리를 내지 못한대."

아들 이야기를 들은 스가노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잠깐만. 난 밤중에 옆 사람과 몇 번 이야기를 한 적 있다고."
"그치만."
"그럼 내가 밤중에 이야기한 건 누구야?"

둘은 숨을 삼켰습니다. 생각해 보면 입원한 후로 옆에 있는 환자 얼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겁니다. 스가노 씨는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나는 대체 누구랑 이야기를 한 거야?'

옆은 여전히 커튼이 닫혀 있어요. 둘 다 기분이 나빠져서 커튼을 열어서 볼 엄두가 안 났지요. 

그 날 밤, 스가노 씨가 자고 있으니 왠지 가슴이 답답한 거예요. 너무 괴로워서 잠에서 깼지요. 비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침대 옆에서 기척이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쓱 옆을 보니, 옆에서 낯선 남자가 이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이, 이 사람 성대가 망가진 할아버지인가?'

그러자 커튼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 사람이 니시다 씨예요."

그리고 재차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이제 병문안이 필요 없어졌어요."

새파랗게 질린 스가노 씨. 그야 니시다 씨는 이미 죽었다고 할아버지에게 들었으니까요. 

'죽은 사람과 옆에 있는 노인이 매일 밤 이야기를 하는 건가? 병문안이 필요 없어졌다는 건 또 뭐야?'

강렬한 공포를 느낀 채로 스가노 씨는 그대로 기절하듯이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옆에 있던 할아버지, 세상을 떠난 모양입니다. 스가노 씨는 오싹해졌어요.

'혹시 니시다 씨는... 사신이 아닐까.'

무사히 퇴원한 스가노 씨, 그때 사건을 떠올렸지요. 아마도 심야가 되면 옆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매일 밤 사신이 말을 거는 거겠지요. 침대에서 괴로워하는 할아버지에게 말을 거는 거예요. 

"이제 편해지라고."
"나랑 같이 저세상에 가지 않겠나."

스가노 씨가 병실에 있었던 그 3일 간... 귓가에서 사신이 할아버지에게 속삭이고 있었던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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