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22.08.29 23:06

미안 하소연좀 할게

조회 수 2147 0 댓글 10

서울 올라와서 웹툰 배우고 있어

어렸을때부터 만화 그리는거 좋아하고 학교 다닐때 공부안하고 맨날 공챡에다 낙서하고 했지 

공부를 안하니 부모님 눈에는 내가 그림그리는게 싫었고

공부하라고 공책 사줬더니 낙서장 만들어오는거 보니까

그림을 못 그리게 하셨어

학원 다니는건 꿈도 못꿨었고

공부 안하는놈은 뭔짓을 해도 안해

학원 보내놔도 딴 생각만하고 시간만 보내다 오는거지

결국 난 대학도 다 떨어지고 군대로 갔어

군대가서 할게 없으니 맨날 그림만 그렸어

어느 한곳에 집중하면 시간이 잘 가니까 매달 그리니까

간부가 와서 벽에다 그림 그리라 시켜서 날개 그리고 휴가 받아서 갔다오고 암튼 군대에서 난 꼭 그림 그릴거야 하고 마음 먹었는데

전역하고 나니까 아버지 눈 안보이시고 엄마는 욕실에 미끄러져서 허리를 다쳤어 그래서 한 동안 공장에 가서 2교대 뛰고 3교대 뛰고 그러다 나이 서른이 되서 이렇게 살순 없어서 부모님한테 그림그리고 싶다 말씀드리고 서울로 올라왓어 모아놓은 돈도 거의 다 싸서 허름한 고시원에서 그림 그리다 한 작가랑 연이 닿아서 연락을 주고 받았어  나름 인지도 있는 작가였고 그분이 내가 작가가 될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주겠다 했어. 근데 뭐랄까 사람이랑 대화하는 기분이 아니라 벽에 대고 말을 하는것 같았어 나는 그런 의도로 말을 한게 아닌데 본인을 좆밥으로 보고 있냐니 나잇값을 못하니 상처되는 말만 계속 내뱉었어 결국 난 그 작가와 연락을 끊고 학원에 다니기로 했어 학원 선생 왈 넌 기본기가 많이 부족해서 남들보다 두배세배는 열심히 해야한다 남들보다 노력하진 않았어 솔직히 말하면 그나마 예전보다는 나아지려고 어제보다는 더 나아지려고 책도 사서 열심히 읽고 연습하고 그랬는데 그냥 현타와서 글좀 적어봤어

자식새끼 늦은 나이까지 지 하고 싶은거 못해줫다고 비싼 책 사서 보내주고 동생 타지 혼자 올라와서 있는거 방 알아봐주고 밥 사맥이고 이런거 보면 가족들한테 미안해서 이런 생각 하면 안되는데 요새 너무 포기하고 싶은 생각 많이 들어 한심한 얘기지만 난 여기서 더 잘할 자신이 나지않아 오늘 작품 기획서 써서 작가한테 조언 구했는데 초등학생이 쓴것 같다니 요새 누가 이런걸 보냐니 당장 접으래 그래와서 하는말이 응원한데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건가 예전같으면 하고 싶은말 다 하겠지만 이제 그저 대답만 네네 할뿐 아무런 기운도 없다. 내가 무슨 고생을 할려고 하루 한끼 먹어가며 돈 아껴 궁상맞게 사는걸까 이생각 너무 많이 든다. 고시원 6층 옥상인데 그냥 빨래 널다가 밑을 그냥 하염없이 쳐다볼때가 많아  내 지금 심리가 이런데 좋은 작품을 만들수 있을까? 난 지금 너무 외롭고 힘든데 누구한테 말을 해야하지 지금 연습해도 모자랄 시간인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어떻해 이대로 눈 감고 내일 되면 영원히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 손님(49f54) 2022.08.30 00:59
    하고싶지 않을땐 잠깐 쉬어도 됩니다... 좀 쉬어봐요
    좀 쉬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좋은결과 올꺼라 믿습니다
  • 손님(e3667) 2022.08.30 06:38
    자기 자신의 상황을 제 3자가 보듯이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어요. 과연 적성에 맞는건지?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재능이 있는지?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뜻밖의 곳에서 좋은 기회가 오니까요.
  • 손님(e4b51) 2022.08.30 09:25
    꼰대짓 하지 않으려 했는데 좀 더 살아본 삼촌뻘(?) 아재가 보기에는
    일단 회피하고 싶지만 네 스스로 위치는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
    군대도 다녀오고 장남에 동생들 보기 미안하고 부모님께 죄송하고 지금 열심히 벌어도 모자를 판에 밑빠진 독인데... 등등등
    세상 두 마리 토끼 다 잡지는 못하고 나 또한 그랬고 내 주위에 둘 다 잡고 성공하는 케이스는 많지 않아.
    물론 개개인의 노력의 차이라고도 하겠지만... 그런건 운이나 이런 저런 주변 환경이 따라줘야 가능한거고

    여기서 두마리 토끼 중 하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사는거지. 가족 다 재껴주고 일단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보는거야.
    나중에 '내가 잘 되어서 식구들 다 건사하지 뭐.' 그래. 그게 가능 할 수도 불가능 할 수도 있는 일이야.
    근데 여기서 흔히들 오인하는게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지, 내가 잘 하는 일... 즉 소질있는 일을 하느냐는 네 평가가 아닌 제3자의 평가야.
    그리고 이 경우에는 부모는 절대 너에게 뭐라하지 않을거야 오히려 더 못 해준 것에 대한 더 일찍 못 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이 더 크겠지
    그건 네가 두 마리 토끼 중 어느것 하나를 잡아도 똑같을 거야. 하지만, 동생들과 우애가 얼마나 깊은지 모르겠지만
    분명 네가 잘 풀리더라도 혹은 못 풀리더라도 원망은 듣고 간다고 생각해라.
    모든 가정이 그렇지 않지만 대다수 그런 가정이 많다. 요즘 아무리 MZ세대고 뭐고 해도 라때도 (이런 글 안쓰려했지만...) 장남에 대한 기대는
    어쩔 수 없다. 어느 세대든 장남은 장남에 대한 기대치 있어. 프리하게 패스할 세대는 아직 없었던 것 같다.
    왜냐? MZ 세대도 세월 지나면 꼰대 된다. X 세대인 내가 이리 꼰대될지 누가 알았겠냐?
    나도 장남은 아니지만... 그땐 장남? 차남? 그런게 어딨어. 다 같은 자식이지 라고 생각했거든. 암튼 장남은 장남이다.

    그럼 두 번째 토끼는 이건 아니라는 길이라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네 위치에 맞는 곳으로 돌아가는거지.
    네 글에서 느껴지는건데... 부모님도 몸이 안좋고. 동생들도 챙겨야 하는데 나 때문에 서른 넘도록 이게 무슨짓인가?
    근데 이것 또한 언젠가 후회한다. 먹고 살려고 돌고 돌고 돌다보면.... 어느순간 이렇게 사는게 나를 위한 것인가? 싶을거다.
    해가 갈수록 나에게 의지하는 부모며 형제며... 머리 아픈일 많아지지... 고마움? 짠함? 그게 보람이라면 보람인거고.
    돈을 버는 것 또한 잘 풀리면 좋은거고 못 풀려도... 뭐 못 풀려봐야 최소 부모에게 손 안벌리고 입에 풀칠만 해도 어디냐?

    내 경우에는 내가 잘 하고 내가 좋아하는 직업이라. 근데 아무리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하고있다 하더라도
    이게 내가 좋은거지. 수익하고 이어지지는 않아. 돈을 잘 버는 직업이 아닌 단지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하고 있는거지.

    내가 세월을 거슬러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죽이되던 밥이되던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살 것 같다.
    인생에서 돈이 전부가 아니잖아... 덜 벌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그게 인생 아니겠어?
    그리고 나도 참 이기적인게... 내 자식에게는 더 퍼주고 싶은데 부모에게서는 더 많은 것을 바라더라.
    물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돌아가신 뒤로 생각해봤어. 내가 해드린 것 없는데 날 원망 하셨을까?
    근데 내가 부모 입장에서 돌려 생각해봤지. 내 자식이 나에게 받아만 가면 난 어떤 기분일까?
    모든 부모가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내 자식에게 원망 같은거 안 할 것 같아.
    부모로서 더 해주고 싶고 내 영혼까지 끌어다 주고 싶고 그러거든.
    내 생각에 자식은 부모에게 이기적이어도 부모는 원망 같은거 안해.

    아마 쓰니 부모님도 그런 생각은 없을거니 일단 부모님 생각은 살짝 접어줘라.
    오히려 동생들에게 내가 이기적이라 미안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터놓고 이야기 한다면 그게 동생들에게 더 위안이 될거다.
    정말 내가 봐도 꼰대스러운 글인데 결론은 너무 짧다. "네 인생은 네가 결정해! 화이팅!!"
  • 손님(51bf7) 2022.08.30 23:47
    좋은얘기 해줘서 고마워
  • 손님(e7551) 2022.08.30 11:01
    윗 댓 형님 말씀이 참 맞는 말이다. 내 하고싶은일 하면서 가족들을 행복하게 하는건 아주 어려운 일이지. 부모님이나 형제 부분 말씀하신것도 옳다.

    난 윗댓 형님 말씀과는 반대의 인생을 살았는데, 내 하고싶은것 다 포기하고 빨리 취직해서 돈벌고 자리잡으려고 애썼다.
    난 장남이니까. 근데, 그게 싫지는 않더라. 가족들이 좋아하고 자랑스러워 하기까지 해 주니 좋긴 하더라.
    그래서 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지만 열심히 했다. 이거 하나는 확실하더라.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잡아주고 끌어준다.
    난 일을 잘 못하는 편이었기에 (적성에 맞지 않으니) 남들보다 두세배 구르긴 했어. 그랬더니 몇년 후에는 다 알아주고 끌어주더라.
    자랑이긴 하지만 나보다 능력좋은 동기들보다 조기진급도 하고, 월급도 더 많이 받아.

    근데, 하고싶은 일도 역시 그렇지 않을까? 남들보다 두세배 구르고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알아주고, 끌어주고, 밀어줄거 같은데.
    결국에는 독자들도 알아주고 작가로 성공하지 않을까? 아닐수도 있지만 후회는 없지 않을까?

    사실은 나는 만약 성공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내가 하고싶은 일을 못한것에 대한 후회를 가끔 하기는 해. 가정 형편상 못했다는 원망도 좀 되기도 하고...

    뭐가 정답인지는 없어. 근데,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엄청 열심히 해야한다는거다.
    니가 열정적이고 무너지지 않고 간절하다면 사람들이 모를수가 없고 누군가는 도와줄거야. 내가 살아본 세상은 그랬어.

    내 인생 모토이기도 한데, 선택은 내가하고 그래서 책임도 내가진다. 그러므로 후회는 하지 않는다.
    화이팅해!!!! 작가가 될수도 다른일을 할수도 있는데 무엇을 하던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한것 같다.
  • 손님(6f707) 2022.08.30 15:24
    모해가 야설 사이트인줄 알았는데… 수준이 높네… 좋은 얘기 해준 이형들 정말 고마워해야….
  • 슈퍼핫핑크 2022.08.30 18:27
    습작하나 올려봐
  • 음속혀 2022.08.31 11:54
    ㅇㅇ 여기에 하나 올려봐. 보고 싶다~
  • 음속혀 2022.08.31 11:58
    웹툰이란게 결국은 독자들이 평가해 주는거지. 작화가 탄탄하고 기본기 좋아야 성공하는건 아니잖아? 조석, 이말년, 주호민이 그림체가 쩔어서 그 위치까지 갔나 뭐 ㅋㅋ
  • 손님(33dfc) 2022.08.31 19:28
    단편하나 그려서 올려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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